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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흐름(Essay)

대학원 지원 시 고려할 점_학교, 연구분야, 분위기

by Icebear07 2020. 11. 16.

대학원을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와 연구실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과정을 마친 학생이라면, 아마 우선 학교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고, 그 다음으로 학과와 연구분야, 그리고 랩실의 분위기를 살핀 다음에 지도교수를 선정하는 순서로 가게 될 것이다.

 

 

개인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인, 연구실 선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들을 써보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학부와 석사와 박사가 전부 다른 대학원을 나왔고, 다양한 친구들이 학위과정을 하면서 겪었던 것들을 들으면서, 내가 학부를 졸업하던 시절의 선택을 하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식으로 고민하고 선택할 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우선 대부분의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은, 자신이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우수한 학점으로 졸업했다면 그리고 군 문제에서 자유롭다면 당연히 유학을 고려할 것이고, 지방국립대 또는 비명문대에서 수석이나 차석 또는 상위 10프로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면 현재 학부보다 더 좋은 명문대로의 대학원 진학을 고려할 것이다. 사실 대학원 진학관련 정보 카페에서는 서카포지연고유디 같은 서열화를 조장하는 글들도 볼 수 있고, 학교별로 어디가 더 인정받는지 비교하는 글도 많이 보게 된다.

 

대부분의 지방국립대 또는 비명문대 출신들은, 자대 대학원은 잘 고려하지 않는데 재정적으로 충분한 지원을 받기도 힘들뿐더러, 대부분의 자대로 진학하는 동료들이 타대에 진학할 만한 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원이 학부처럼 서열화나 등급화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만약 내가 다시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그리고 특별히 자대에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타대로 그리고 소위 말하는 서카포연고 및 과기원으로 진학을 고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선은 평균적으로 뛰어난 학생들과 경쟁할 기회가 많고 사실 그런 환경 속에서 사람은 더 발전하게 된다. 사람이라는 게 직접 보고 듣지 않으면, 자신의 한계를 알기가 힘든데 명문대에서는 자신보다 더 실력 있는 동료들과 연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의 한계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재정적으로도 명문대일수록 풍족한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교수들도 실력 있는 교수일수록 좋은 학교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크고, 대학원 진학한 학생들의 능력도 평균적으로 좋기 때문에 논문 실적이나 프로젝트 수행능력이 좋은 편이다. 당연히 과제 선정률이 높고, 연구실이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학비나 생활비 때문에 고민하거나 과외나 학원강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연구에 집중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또 하나는 명문대일수록 역사가 깊고, 학교의 행정적인 부분에서의 노하우가 쌓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연구부분에 많은 부분을 신경 써준다. 연구하는 학생이 많을수록 그에 따른 학교의 지원절차나 대학원생에 관한 복지의 수준이 높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인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를 권장한다.

다만, 학교만 고려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결국 대학원생은 자신이 속한 학과에서 다른 입학동기들과 공통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교수님 밑에 속해서 그 분이 하는 연구주제에 대해서만 전공분야로 삼고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부분이 단순히 학교만 고려해서는 안되는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주는데, 자신의 학교이름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지도교수가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대가이고, 연구실 규모나 실적이 국내에서 어떤 학교보다도 좋다면 그런 연구실로 진학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학교이름만 보고 대학원을 입학했다가, 원하는 연구주제와 분야도 선정하지 못한 채 타의에 의해서 흥미 없는 연구실로 들어가게 되는 학생들이 간혹 존재한다. 연구실별로 정원은 정해져 있고, 학생간의 경쟁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학교 프레임에 갇혀서 연구분야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다. 만약 본인이 무엇을 연구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관련학과의 학생연구원이나 인턴제도를 최대한 활용해서 진학 전에 경험을 쌓아 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실제 연구실 생활을 해보면, 학과의 분위기나 전공분야에 대한 적합도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지도교수와 연구분야를 선택할 때 남들보다 더 현명할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진학하려는 학교가 서카포가 아닌데, 그 학교에 관심 있는 분야에 있는 교수님이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가라면 충분히 진학할 만한 특별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본다. 물론 평균적으로 좋은 학교일수록 동종분야의 업무 수행능력이 더 좋고, 대가가 있을 가능성이 많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따라서 많은 정보를 알아 보아야 한다.

 

 

학교와 연구분야를 어느 정도 결정했다면, 짧게는 석사과정 2년 그리고 길게는 박사과정 졸업 까지의 8년까지 생활하게 될 연구실의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 연구실의 분위기는 연구실의 리더인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크게 구분하자면 강하게 몰아 붙이는 스타일의 교수님도 있고,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보장해 주는 분도 있다. 사람마다 연구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만약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학교와 연구분야만 보고 진학하게 되면, 어느 순간 소위 말하는 괴수의 랩실에 들어가거나, 히스테리를 부리는 갑질하는 선배를 만나게 되어서, 졸업 전에 스스로 학위 과정을 그만 두는 사태로 까지 번지게 될 수 있다. 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졸업이 한 없이 늦어지거나 연구에 대해서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고 말이다. 실제로 그런 학생들이 꽤 존재한다.

 

사실 이 부분은 타대생이 미리 정보를 알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그 학교에 다니는 믿을 만한 선배나 친구를 이용해서 최대한 정보를 얻어 내거나, 인턴과정을 통해서 분위기를 파악하는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의지력이 강하고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라면, 탈권위적이고 젊은 마인드의 교수님이 계신 자유로운 분위기의 랩을 가야 할 것이고, 군대처럼 정해진 틀에 맞추어서 사는 게 본인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생각되면 강압적이면서 작은 부분까지 간섭하는 연구실이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선택은 순전히 본인의 몫이고 개인의 성격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어디가 좋다고는 못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은 내가 어떤 환경에서 더 성장할 수 있겠는가라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힘들더라도 꼭 질문해보고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글을 마무리하며, 대학원 선택을 앞 둔 현 4학년 또는 3학년 학생들이라면 꼭 본인이 가고 싶은 학교와 하고 싶은 연구분야에 대해서 정하고, 최대한 몇 명의 지도교수님을 염두해 두고 연구실의 분위기를 파악해 보기를 다시 한번 권한다. 물론 더 많은 기준을 설정해서 고민을 할수록 좋은 연구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전공공부에 치이고, 어학점수도 만들고, 서류에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는 바쁜 학생들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위에서 말한 3가지에 대해서라도 최소한 답을 내릴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는 대학원 선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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