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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흐름(Essay)

의사 진료와 물리치료사 그리고 도수치료_ 허리 통증 근막 이완

by Icebear07 2020. 12. 27.

만성적인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정말 많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

1) 허리통증의 시작

처음에 정형외과 1을 방문하였을 때는,

동네에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의원으로 엑스레이를 촬영하고,

일자허리를 진단하고는 진통제, 소염제, 근이완제 등을 처방받았다. 그 후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고 통증을 지켜보고 회복되지 않으면 물리치료를 받으러 오라는 말을 들었다. 치료비는 보험이 되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1만원 내외였던 것 같다.

 

2)

그 후 나는 다른 내 장부 의의 통증이 또한 시작되어서 다른 과의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다. 

해당 병원에서는 자세한 검진 후 병명을 진단받고, 항생제를 처방받고 약 한 달 정도를 약을 먹으면서 치료하였다.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오신 의사분이었는데, 매우 친절하였고 환자의 질문에도 충분한 진료시간을 쏟으며 자세히 답변해주시려 애쓰셨던 것 같다. 의대 출신과 의전 출신의 어떤 차별적 편견들을 가끔 사람들이 말할 때가 있는데, 나는 오히려 그런 것들을 실력면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그런 편견에 저항하는 것처럼, 더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친절하신 분을 만났다. 치료 만족도는 높았던 것 같다.

 

3) 첫 허리통증의 시작 후, 2달이 지나고 나서도 허리가 회복되지 않고 악화되고 조금 나아지는 증상이 반복되어 이번에는 다른 정형외과 2를 방문하였다. 해당 병원에서는 명문대 의대 출신이고, 누구나 다 아는 그런 병원에서 전문의를 따신 분이었는데 생각보다 친절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가 물론 정형외과 1에서 들었던 설명들을 말하기는 했지만, 진료상담은 그때 보다 매우 간단하였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일자 허리와 불균형이 있으니 밖에 나가서 카운터에서 '도수치료' 관련해서 상담을 해보라는 게 전부였다. 정형외과 1에서 했던, 다리를 올리거나 내리며 신경 압박을 확인하고, 허리 부분을 직접 손으로 눌러보면서 통증 부위를 확인하고 그런 행위들은 이번에는 없었다. 진료가 너무 간단하여 의아했지만 나는 이미 정형외과 1에서 동일한 진단 결과를 받은 경험이 있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다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와서, 허리 진단에는 신경 쓰지 못했다.

그 다른 문제는 체내에 존재하는 이물질이었다. 정형외과 2에서 찍은 엑스레이상에는, 1cm남짓의 돌덩이가 찍혀있었다. 의사는 그것이 결석이 의심된다 하였다. 그러니 비뇨기과에서 결석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으라고 하였다. 나는 매우 놀랐지만, 정형외과에서 결석 진단을 받다니, 그리고 그걸 찾은 정형외과 2 의사에게 매우 놀랐다.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왔는데, 실력있는 의사를 만나서 결석을 발견했구나" 하고 말이다.

 

4) 나는 다시 다른 비뇨기과를 찾아갔다. 비뇨기과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를 찍어보고, 의사와 상담을 하였다. 나는 당일에 바로 결석을 제거하고 싶었기에 각오를 하고 간 상태였다. 그러나 의사의 진단은 또한 반전이었다. "결석은 없고 깨끗한 상태입니다. 다만 이전에 수술로 인한 클립 같은 것은 존재하네요. 그런데 이거는 결석은 아니고요." 나는 몇 년 전에 맹장염으로, 정확히는 충수돌기염, 수술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해당 부위에 클립 같은 게 엑스레이상으로 보이고 있었다. 그 외에는 앞서 본 병원에서 말한 결석은 존재하지 않았고, 나는 아주 건강한 상태로 아무 시술 또는 약 처방 없이 비뇨기과를 나서게 되었다.

 

5) 다음 날 다시 찾아간 정형외과 2에서 나는 결석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실제 결석이 맞는지, 그게 왜 여기서는 돌처럼 찍혔는지 매우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정형외과 2 의사는 그곳에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다시 보여주면서 나에게 이게 결석이라면서 보여주었다. 해당 사진은 비뇨기과 엑스레이와 달리 클립처럼 보이지 않았고 뭉개져서 하얗게 보이는 게 다른 점이었다. 나는 비뇨기과 의사가 한 말을 토대로 재차 문의하였다. 이것은 혹시 "결석이 아니라, 맹장수술 후에 존재하는 클립 또는 그런 흔적들이 아닐까요?" 정형외과 2 의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약간 흥분하였고 가뜩이나 불친절한 말투가 더 거만하게 바뀌어서 나에게 응답하였다. "수술 후에 그런 게 있는 게 더 이상하죠." 아무튼 그는 그냥 자신이 본 사진이 결석이라 믿었고, 맹장 수술 후에 클립 같은 게 남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나에게 이야기하였다. 나는 정형외과 2 의사와 더 이상 실랑이하고 싶지 않았고, 엑스레이 사진을 따로 CD로 요청한 후, 다시 비뇨기과로 그 사진을 들고 찾아갔다.

 

6) 비뇨기과에서 다시 정형외과 2에서 들고 온 엑스레이를 보여주고, 비뇨기과에서 찍은 엑스레이와 비교 상담을 요청하였다. 비뇨기과 의사는 두 사진을 비교해보고는, 결석이 아니라 클립 또는 실밥 같은 것들이라고 이야기하였고, 정형외과 2에서 찍은 엑스레이는 해당 클립이 흔들려서 찍혀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하였다. 나는 정형외과2 의사가 해당 분야에서 더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가 말했던 이야기가 기억나서 다시 한 번 되물었다. "맹장 수술 후에 몸 내부에 클립 같은 게 있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요" 비뇨기과 의사는 약간 놀라는 기색이었다. "아니 도대체 누가 그렇게 이야기해요?" 그 이후에 나는 자세히 클립에 관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 그는 분명 수술 후에 클립이 몸속에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지식이 있어 보였으나, 아무래도 의견이 상반되고 자신도 이런 일은 처음이니 명확하게 답을 내리는 데에는 조심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 지었다. " 수술하신 병원에서 물어보시는 게 제일 정확하실 거예요"

 

7) 과연 내 몸속에 있는 게, 클립일까 돌이었을까. 나는 고민에 빠졌고 명확하게 알고 싶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볼 때 비뇨기과 의사의 말이 더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초음파와 엑스레이로 더 정밀하게 검사했고, 결석 관련 전문가였고, 내가 볼 때도 엑스레이가 길쭉한 것이 돌이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의문이 들었다. "아니 그러면 맹장 수술 후에 몸속에 클립이 남아있는 게 정상인 건가?"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히려 정형외과가 더 전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정형외과 2 의사는 그런 게 체내에 있을 수 없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의 생각은 이 클립 같은 게 결국은 의료사고로 내 몸속에 있는 것은 아닌 지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황당하게도 그 명쾌한 답을 네이버 지식인에서 찾을 수 있었다. 네이버 지식인에 어떤 의사분이 답한 댓글에는, 맹장 복강경 수술 시에는 내부 혈관이나 조직을 특수한 금속 재질의 클립으로 잡아둘 수 있고, 엑스레이상에 추후 그런 클립이 나타날 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나는 여기서 모든 의문이 풀렸다.

 

8) 정형외과 2 -> 비뇨기과 -> 정형외과2 -> 비뇨기과 -> 몇 시간의 검색

나의 결석 해프닝은 결국 몇 년 전 복강경 수술하고 남은 클립 때문이었다.

그러나 드는 의문은 어떻게

1) 정형외과 의사가 맹장 수술 후 남은 클립을 결석으로 잘못된 진단을 했냐는 것과

2) 정형외과에 재차 문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게 부끄러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술 후 그런 게 남을 수 없다면서 환자에게 혼란을 주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1) 번 같은 경우는 엑스레이 촬영상의 실수가 있어서 이해할 수는 있다고 해도,

2) 번에서 들었던 답변은 참 아직도 이해는 안 가는 대목이다. 기본으로 보이는 지식인데도 잘못 알고 있다는 게 매우 놀라웠고, 그런 부분이 지적당했을 때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의사도 사람이니깐 실수할 수 있고, 누군가는 보지 못하는 것을 누군가는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누구는 더 친절하거나 불친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두 번이나 잘못된 정보로 나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심지어 나는 진료로 돈을 지불했고 성의 있는 답을 받을 권리가 있다.) 많은 시간을 나 스스로 검색하며 찾아보게 만든 이분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클립을 결석이라 하고, 그리고 맹장수술 후에는 클립이 몸속에 없어야 한다는 식으로 나에게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고는, 나의 의문에 본인은 정확한 지식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책임 없이 말하며, 오히려 나에게 흥분해서 말하는 이분을 보면서,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가치관을 갖고 또는 직업적 의식을 갖고 살아갈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 도수치료에 관한 이야기. 

3)에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

 

9) 정형외과 2에서, 간단한 초진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여성실장 1분과 여성 간호사 1분과 함께 작은 방에서 상담을 시작하였다. 그들은 우선 치료에 관하여 설명하기 전에 그리고 필요한 치료와 비용을 내게 먼저 설명하기 전에 내 대답을 먼저 듣고 싶어 하였다. "실비보험 있으세요? 어떤 보험 사세요? 한도는 어떻게 되세요?"

대충 보험사 및 한도를 알려주니 그때서야 치료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도에 맞춰서 치료를 최대로 권하여 주기도 했다. 비용은 10회에 100만 원 중반대가 훌쩍 넘기고 온열치료까지 더하니 200만 원을 넘는 가격으로 치솟았다. 물론 나의 한도는 230만 원이었으니 그 안에서 충분히 가능한 돈이었다. 아니 체육관에서 PT를 받아도 이보다는 싼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비쌀까. 그리고 이런 돈에 누가 도수치료를 받나 하던 찰나였는데, 실장으로 보이는 분은 나에게 말하였다. "실비보험 있으시면, 돈 거의 안 드세요. 하시는 게 이득이에요" 실제로 설명을 들으니 진짜였다. 실비 보험사에서 90% 이상의 돈이 보상되었고, 나는 거의 돈이 들지 않았다. 당연히 나는 만성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그들이 이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하니, 그리고 내 부담은 거의 없다고 하니, 나도 도수치료를 하기로 결정하고 그 자리에서 결제를 하고 나왔다. 같은 증상으로 정형외과 1에서 약만 처방받았을 때와 비교하면, 100배 이상으로 치료비가 증가 한셈이다.

 

10) 도수치료 자체로는 만족이었다. 무엇보다 통증이 조금씩 좋아지니, 내가 치료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만족했고 통증에서 조금씩 자유로웠다. 그러나 의원에서 보험사로 이어지는 비용 청구 구조에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도수치료가 너무 비싸게 책정되어있고, 그 부담이 보험사로 전부가며, 또 한편에서는 그런 구조를 병원에서 이용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50분-1시간 남짓해서 10회에 200만 원이 넘는 돈이면, 작은 돈이 아닌데, 도대체 이 돈을 다 누가 가져가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1) 도수치료를 할 때는, 기존에 도수치료 10회분으로 결제한 비용 외에도 병원에 매번 따로 결제를 하였다. 몇천 원씩 결제를 하였는데, 의사를 본 것도 아니고, 기존에 도수치료 비용은 전부 지불했는데 어떤 비용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다음에 가면 꼭 한 번 물어볼 생각이다. 

 

12) 도수치료를 해 주시는 물리치료사분은 1시간 남짓한 시간 내내, 손으로 내 허리를 마사지하고 통증 부위를 풀어주셨다. 1시간을 1대 1로 나에게 온전히 할당하였고, 계속 붙어서 치료를 해주셨다. 또 자세히 부위의 근막이니 근육이니 통증 원인이니 자신이 알고 있는 해부학적 전공을 바탕으로 관련 지식들을 많이 이야기해주셨다. 의사분과의 진료실에서 들은 내용은 엑스레이 보고, 허리가 경직되었으니, 그리고 자세가 문제이니, 약 처방해주고 나가서 도수치료 상담받아 보시라고, 3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앉아서 일방적으로 들었던 게 전부였는데, 오히려 많은 궁금증들이 물리치료사분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내 통증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었다. 

 

13) 엑스레이를 눈으로 보고 허리의 경직도를 판단하는 사람. 그리고 수술 후 남은 클립을 정확히 몰라서 결석이라고 오진하는 사람.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 했던 최소한의 진료도 시간이 아까웠는지 확인하지 않는 사람.

 

1시간 내내 내 허리를 주무르고 만지며 실제로 통증을 경감시켜주던 사람. 그리고 친절하게 통증의 해부학적 원인을 환자에게 설명해주는 사람.

 

환자인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자가 더 신뢰가 가게 된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조금 덜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회당 20만 원이 넘는 비싼 도수치료 비용. "그 도수치료비용이 과연 물리치료사한테는 얼마나 분배되어 갈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14) 네이버 지식인에도 나오는 기본적인 내용도, 잘못 판단하고 오진하는 수준의 상황이라면, 왜 굳이 이걸 사람이 해야 하는가.  그리고 더 나아가 정말 이게 내가 1시간씩 차를 타고 와서 방문해서, 3분도 안 되는 시간을 위해서 들어야 할 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한 일인가 싶었다. 또한 그만한 대가 또는 비용을 내가 지불할 만한가. 내가 비용 대비 만족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까? 만족보다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14) 도수치료로 한 시간 내내 손으로 내 통증 부위를 풀어주고, 관련 지식에 최대한 성심성의껏 응답해준 물리치료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는 비록 의사는 아니기에 엑스레이를 기계로 찍어주거나 해석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약을 위한 처방전도 내주지 못하였지만, 나는 오히려 그가 해준 치료가 효과가 있었고, 그 친절과 성의에 마음 깊이 감사함을 느낀다.

 

* 물론 나는 아주 운이 좋게도, 훌륭하신 20년경력의 도수치료사를 만났고, 반대로 의사분은 운이 나쁘게도 젊고 조금은 불친절한 의사분을 만났다. 그러나 세상에는 훌륭하신 의사분들도 많으며, 반대로 성의없고 지식없는 도수치료사도 많은 게 당연한 세상의 구조다. 어딜가나 그 일을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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