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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버_하형록 (청림출판)

by Icebear07 2020. 11. 27.

하형록 목사님은, 이전에 교회에서 집회 때 처음 뵈었던 기억이 난다.

삶 자체가 일반적인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였고, 믿음 없이는 살아낼 수 없는 그의 삶의 행적들을 보며 눈물 반 콧물반 그렇게 간증을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의 심장수술과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은혜를 체험한 간증서다. 죽음의 문턱을 밟고 살아가는 그의 하루하루의 행적을 따라가며 우리는 살아계신 그분의 능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다윈의 진화론 이후 당연시된, 자유경쟁 그리고 적자생존이 바탕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희생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갈 때, 어떻게 은혜를 부어주시고 업무에서 능력 주시는 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죽음에서 몇 번이나 살아나는 하형록 대표의 삶을 보며, 책을 읽는 도중에 몇 번이나 눈물이 앞을 가렸는 지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이 느꼈을 그 고통 그리고 결국 하나님의 인도하심 그리고 기적이라는 말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해결 과정들. 이 책은 머리로는 전혀 읽을 수 없다. 그저 글을 따라가며, 가슴으로 눈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그의 신앙은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크리스천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그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점이다.

교회를 다니는 대다수는, 아니 나부터, 신앙과 삶이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 주일에 교회에서는 밝은 미소로 따뜻한 마음으로 성도들을 대하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직장에 와서는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상대방에게 냉정한 마음을 갖게 된다. 다시 주일에 교회에 와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부족함과 죄성을 회개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지만, 직장의 와서는 자의 반 타의 반 다시 그 죄성에 흠뻑 빠져 믿지 않는 사람들과 아주 흡사하게,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는 교회를 나오는 순간 사라지고, 열심히 받아 적고 마음에 새긴 성경의 말씀은 예배당에서만 울려 퍼진다.

그러나 하형록 대표는, 자신의 신앙을 삶에서 살아낸다. 그가 가진 게 많아서, 남들보다 여유가 많아서 베풀고 이웃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성경구절에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나와있고, 하나님의 주시는 마음에 순종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죽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일면식 없는 이웃에게 자신이 받아야 할 심장을 양보한다. 또한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려워진 자신의 회사보다 더 처지가 딱한 회사를 보고는 수익을 양보한다. 소송을 통해서 책임과 배상을 결정해야 하는 냉정한 사업 세계에서도, 자신이 그 모든 책임과 손실을 떠안고 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선이 되는 이 사회에서, 그는 주저하지 않고 말씀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대로 믿고 결정해나간다.

 

놀라운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그의 행동은 어떤 전략이 있는 것도, 그 뒤에 일어날 일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따지고 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모든 과정에 개입하시고 이끌어 가신다. 그를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내어, 의학적 예측 수명 그 이상을 살아가게 하신다. 손해를 택할 때 마다, 그가 하는 사업을 오히려 번창하게 하고 명성 있는 회사로 만들어 가신다. 하형록 대표는 이를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오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라 표현한다. 책 제목인 페이버의 은혜다.

 

나의 삶을 돌아본다. 과연 내가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당장 내일 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내 주변의 이웃들을 내 자신과 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죽음 앞에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그리 하지 못할 것 같다.

내 삶은 지금 내일부터 변하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큰 감동과 삶의 목표를 심어준다.

글이 짧아서 읽기 쉬우며 단어가 어렵지 않다. 책은 술술 읽혀 나간다.

그렇지만 머리로 눈으로 빠르게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가슴으로, 눈물로, 상상하고 천천히 그 상황을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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